오사카(大阪) – 먹방과 유쾌한 에너지의 도시

오사카

오사카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낯설거나 긴장되기보다는 묘하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거리 곳곳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활기찬 상인들의 외침, 골목마다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 덕분인지도 모른다. 오사카는 딱딱한 관광지가 아니라, 그 자체가 살아 움직이는 도시였다. 계획보다는 감으로 걷고, 검색보다는 냄새 따라 들어간 식당에서 오히려 더 만족했던 곳. 내가 생각했던 ‘일본 여행’과는 조금 다른, 훨씬 더 친근하고 자유로운 도시였다.

도톤보리 – 오사카의 첫 인상, 강한 에너지

여행의 시작은 도톤보리에서였다. 강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 양옆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간판들, 그리고 그 사이를 메운 인파. ‘글리코상’ 간판 앞에선 누구나 사진을 찍었고, 타코야끼 가게 앞은 늘 줄이 길었다. 그곳에 서 있는 나도 어느새 오사카 여행자들 사이의 하나가 된 기분이었다.

도톤보리는 아침보다 밤이 더 빛난다. 간판의 불빛은 더 화려해지고, 사람들의 표정도 한결 더 밝다. 도보로 이어지는 신사이바시 쇼핑 거리도 재미있다. 트렌디한 상점들과 오래된 찻집, 옷가게와 기념품 숍이 섞여 있어서 한참을 구경했다. 오사카는 화려함보단 생활감 있는 생동감이 더 매력적이었다.

타코야끼와 오코노미야키 – 입안에서 퍼지는 오사카의 맛

길거리에서 파는 타코야끼는 거의 예술이었다. 겉은 바삭한데 속은 부드럽고 촉촉했다. 그 안의 문어살도 꽤 큼직해서 씹는 재미가 있었고, 달콤한 소스와 가쓰오부시, 마요네즈의 조합은 진심 중독성 있다. 평소 타코야끼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여기선 다섯 개도 모자랐다.

오코노미야키는 생각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철판 앞에 앉아 직원이 정성스레 뒤집고 다듬는 모습을 보면서, 음식이 아니라 공연을 보는 기분이었다. 두툼한 부침 안에는 양배추, 해산물, 고기, 반죽이 가득하고, 겉면은 노릇노릇한데 소스가 발리면 또 다른 느낌이다. 혼자 먹는 식사였지만 정말 만족스러웠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 하루쯤은 동심으로 돌아가도 좋다

여행 중 하루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에 할애했다. 해리포터 존에 들어서자마자, “이건 진짜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마법사 복장을 한 사람들이 여기저기 있고, 홉스미드 마을과 호그와트 성은 영화 속 장면 그대로였다. 버터맥주를 한 모금 마셨을 때, 완전히 몰입됐다.

놀이기구도 생각보다 재밌었다. 특히 해리포터 어트랙션은 몰입감이 대단해서 몇 번이고 타고 싶었다. 마리오 월드는 입장 대기 시간이 길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유니버설은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어른들의 동심을 건드리는 아주 특별한 하루였다.

신세카이 – 시간이 멈춘 듯한 복고풍 거리

오사카의 옛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신세카이’는 필수 코스다. 츠텐카쿠 타워 아래 골목골목엔 쿠시카츠 가게들이 즐비하다. 대부분의 가게는 튀김을 소스에 한 번만 찍으라고 하는데, 이게 나름대로 문화라고 한다. 작은 테이블, 시끌벅적한 분위기, 튀김의 바삭함과 맥주의 시원함이 어우러지는 순간, '이래서 오사카가 좋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신세카이는 낮과 밤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낮엔 조금 낡은 동네 같지만, 밤이 되면 조명이 들어오며 복고풍 분위기가 살아난다. 포장마차에 앉아 현지인들과 나란히 튀김을 먹으며, 여행자라기보다 동네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오사카는 먹고, 걷고, 웃는 도시

이번 여행은 관광 명소를 정해두고 움직이기보다는,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걸어 다녔다. 그러다 보면 어김없이 맛있는 냄새가 나고, 흥겨운 소리가 들리고, 눈이 머무는 풍경이 나타났다. 오사카는 계획 없이도 충분히 재밌는 도시다.

유쾌한 사람들, 정 많은 상인들, 그리고 정직한 맛.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여행지는 흔치 않은데, 오사카는 그랬다. 무리하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고,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곳. 도시 전체가 여행자를 환영해주는 느낌이 드는 도시였다.

여행 팁 요약

✔︎ 교통

  • ‘오사카 어메이징 패스’로 지하철, 관광지, 유람선까지 자유롭게 이용 가능
  • 간사이공항-난바 간은 난카이 전철이 빠르고 저렴함

✔︎ 먹거리 루트

  • 도톤보리 타코야끼 → 신사이바시 오코노미야키 → 쿠로몬시장 회덮밥 → 신세카이 쿠시카츠

✔︎ 숙소 추천 지역

  • 난바역, 신사이바시역 주변은 교통·쇼핑·식사 모두 최적화
  • 혼자 여행이라면 도미토리 호스텔도 편리하고 저렴함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속초 외 비수기 여행지 – 양양 남애항과 물치해변 감성 코스

삼척 조용한 겨울 바다 – 해신당공원과 장호항 산책

정선 로컬 감성 여행 – 아리랑시장과 정선레일바이크